최근 출간된 이사구 작가의 판타지 소설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는 독특한 설정과 현실적인 직장 묘사, 그리고 괴이한 존재와의 전투가 어우러진 신선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직장이라는 친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현실적인 악령 퇴치라는 설정을 절묘하게 결합해,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현실의 고달픔과 초현실의 공포가 공존하는 이 작품은 현재 직장인뿐 아니라, 판타지를 좋아하는 모든 세대에게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실감 넘치는 직장 배경의 설정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는 흔한 판타지 소설과는 달리, 매우 현실적인 공간과 인물들로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대기업에 입사한 평범한 신입사원으로, 무미건조한 사무실 생활과 까다로운 상사, 반복되는 야근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곧, 그녀는 사무실 한편에 ‘악령 퇴치부’라는 미심쩍은 부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놀랍게도 이 부서는 실제로 악령을 상대하는 비밀 조직이자, 회사 내 각종 ‘이상 현상’을 처리하는 곳입니다. 이사구 작가는 직장 내 인간관계를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하며, 그 속에 공포와 판타지 요소를 스며들게 합니다. 특히 ‘악령’이 등장하는 방식이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섬뜩합니다. 회의 중 갑자기 흐려지는 시야, 전자기기 오류, 또는 어느 순간 사라지는 사원 등, 독자는 어느새 직장생활 속 초자연적 현상에 몰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직장이라는 생존 게임’을 경험한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방식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꼽히며, 이사구 작가 특유의 세밀한 심리 묘사도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악령과 인간의 본질적 대립 구조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요 테마는 ‘악령’과 ‘사람’의 경계입니다. 이사구 작가는 악령을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기억이 왜곡된 존재’로 묘사합니다. 특히, 과거 직장 내 괴롭힘, 권력 남용, 부당 해고 등의 트라우마가 악령으로 형상화되며, 이는 독자에게 사회적 메시지를 강하게 던집니다. 예를 들어, 작품 중반에 등장하는 ‘인사팀 팀장 악령’은 과거 수많은 직원을 부당하게 자른 인물이었고, 그 기억이 악령이 되어 다시 사무실에 나타납니다. 주인공은 이 악령과의 대면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 ‘복수는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서 인간 심리와 구조적 폭력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또한, 이사구 작가는 ‘퇴마’라는 행위를 물리적 전투가 아닌, 내면적 성찰과 용서의 과정으로 풀어냅니다. 실제로 주인공이 악령을 무찌르는 방식은 칼이나 총이 아닌, ‘그 사람의 억울함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이 철학적 요소는 판타지를 넘어 문학적 깊이를 더해주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장르 융합의 새로운 가능성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는 ‘오피스 드라마’와 ‘퇴마 판타지’라는 두 장르를 결합해 성공적인 시너지를 보여줍니다. 흔히 장르 융합은 중심이 불분명하거나, 두 스타일 중 하나만 부각되는 결과를 낳지만, 이사구 작가의 글은 두 장르 모두에서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피스물 특유의 현실성, 즉 잡무와 회의, 사내 정치 등의 요소는 퇴마 판타지 속에서도 이질감 없이 이어집니다. 특히 소설 속 ‘퇴치부 회의’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서스펜스가 넘치고, 팀원 간의 갈등과 협력은 현실 직장 생활을 절묘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서 이동’이라는 일반적인 설정이 ‘퇴치 능력 테스트를 통과해야 가능한 것’으로 재해석되면서, 독자는 익숙한 직장 구조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장르 융합이 아닌, ‘장르 자체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마지막까지 독자의 긴장을 놓지 않게 하는 스토리라인, 각 인물의 개성 있는 설정,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더해지면서, 이 소설은 기존 장르소설 독자뿐 아니라, 문학성 있는 판타지를 찾는 독자들에게도 강력히 어필하고 있습니다.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는 단순한 판타지나 공포 소설이 아닙니다. 직장이라는 매우 현실적인 공간에 초현실적 요소를 결합해, 공감과 재미, 그리고 깊은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 속에서, 작가는 사회적 비판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까지 녹여내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사구 작가의 세계관은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물론이고, 일상에 지친 직장인이라면 더욱 추천하는 소설입니다.